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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낭송 테라피, 꽃길을 걸어요' 특별한 어버이날 선물
밤밭노인복지관의 특별한 행사, 시의 세계에 취한 어르신들
2023-05-09 16:27:11최종 업데이트 : 2023-05-09 16:27:0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청극
6명이 펼치는 가향장구로 보릿고개 외 2곡을 연주했다.

5명이 펼치는 가향장구로 보릿고개 외 2곡을 연주했다.


지난 8일은 51회를 맞이한 어버이날이었다. 어버이날의 유래는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하여 경로효친 행사를 해 오는 과정에서 아버지날이 거론되어 1973년 제정, 공포된 날이다. 이날 경로당에서는 지역의 어린이들이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 드리는가 하면, 복지관에서는 조촐한 행사로 어버이들을 섬기고 효를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가 하면 백화점이나 식당가에서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나와 쇼핑을 하기도 하고 맛있는 식사를 하는 장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동네 시장, 지하철역 주변에서도 어버이날 기념 카네이션을 판매하는 풍경도 연출됐다.

조성호 관장이 직접 봉사를 하고 있다.

조성호 복지관 관장이 직접 봉사를 하고 있다.


수원시 곳곳의 복지관 대다수가 어버이날을 전후하여 비슷한 행사를 진행했을 터. 이날 특별히 색다른 행사를 진행한 곳이 있었다. 바로 밤밭노인복지관(장안구 상률로 53, 율전동 40-20)이다. 이 복지관은 '시 낭송 테라피, 꽃길을 걸어요'라는 주제로 한국시소리 예술인 협회가 주관한 행사를 진행했다. 

출연진인 한국시소리예술인협회 사람들

한국시소리예술인협회 사람들


시 낭송에 앞서 복지관은 1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꽃을 달아 드리고 준비한 떡을 전달했다. 이날 점심 심사는 평소와 다른 특식을 준비했다. 조성호 관장은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에게 감사와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경로효친의 마음을 듬뿍 담아드렸다.

리더 낭송 시인으로 활동 중인 김경은 사회자가 시 낭송 첫인사로 나섰다. 이어서 가향 장구 순서로 김명애 외 5명이 나와 보릿고개, 광대, 오작교를 연주했다. 율동은 부드러웠고, 장구 소리는 힘이 넘쳐 시작부터 신이 났다. 우리 악기에 대한 사랑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이기철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김경은 출연자

이기철 시인의 시를 낭송하는 김경은 출연자


이번에는 김경은 씨가 나와 이기철의 시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라는 시를 낭송했다. 이 시는 이기철 시인의 열 번째 시집이기도 하다. 이어지는 박경리의 시 '옛날의 그 집'을 정다운 씨가 낭송했다. 소쩍새, 쑥쑥새, 대추나무 수십 그루 등 시골 고향의 정서와 냄새가 물씬 풍겼다.

4명이 출연하는  시 노래가 감동을 주고 있다.

4명이 출연하는 시 노래가 감동을 주고 있다.


이번에는 메뉴를 바꿔 심순덕 시인의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를 시 노래로 김경은 외 3명이 열연했다. 유튜브 영상으로도 제작된 유명한 시인데 자식 낳고 엄마 나이를 따라가면서 엄마를 더 깊게 새기게 된다는 내용이다. 언제 들어도 싫지 않은 우리 엄마였다.

10번째가 끝나자 이번에는 객석을 향해 시를 낭송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시 낭송 경험이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낯선 순간이었다. 다행히 참석자 2명이 시를 낭송한 후 시집과 컵을 선물로 받는 행운을 얻었다. 어르신들에겐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하모니카 연주

오래간만에 들어보는 고향의 봄 하모니카 연주


신종승 씨가 '고향의 봄, 오빠 생각' 등 2곡을 하모니카로 연주하니 모두가 고향 생각에 하염없이 잠겼다. 정겨움이 느껴졌다. 이어서 조영희 씨가 정다운 시인의 '달 타령' 낭송, 한국대표 서정시 100인선에 꼽힌 이수익 시인의 작품 '결빙의 아버지'를 낭송했다. 하청호 시인의 '아버지의 등'을 선희석 씨가 연달아 낭송했다.

정호승 시인의 시 '연어'를 선희석 낭송가가 열연하고있다.

정호승 시인의 시 '연어'를 선희석 낭송가가 열연하고 있다.


저마다 시는 성격이 뚜렷했고 낭송가 역시 개성이 뚜렷했다. 시가 갖는 감정과 정서를 마음껏 느껴보는 분위기였다. 이번에는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인데 민족적 정서가 듬뿍 담긴 노래로 정예원 외 2명이 시 퍼포먼스를 했다. 무대 동선도 다양했고 대사도 맛깔났다.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시의 세계에 취해 있다.

100여명의 어르신들이 시의 세계에 취해 있다.


시 낭송이 '곧이 곧대로'라면 시 퍼포먼스는 변화무쌍하여 지루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처음에는 있는 그대로 읽는 수준인 '낭독'으로 시작하여 '낭송'으로 발전하고, '시 퍼포먼스'로 점차 발전한다. '시 퍼포먼스'는 시를 완벽하게 암기하는 것은 물론 시 낭송에 연극적 기법을 동원하여 특정 시에 맞추는 연출이 수반되는 고품격 작품이다. 이에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콘텐츠이다.

이처럼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시낭송은 어르신들을 또 다른 세계로 초대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어버이날 맞이 행사는 끝났지만, 기억 속에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특별한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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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밭노인복지관, 한국시소리예술인협회, 시낭송, 시인, 김청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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